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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도입부
석굴암은 통일신라 시기에 제작된 인공석굴로 불국토의 이상을 시각적으로 구현한 통일신라 최고의 걸작이자, 대한민국 조각의 정수이다.
전실 비도 원실로 이어지는 공간을 통해 정토를 구현했고,
예배자가 감상하고 참배할 수 있게 설계되었으나, 현재 보존 상태가 좋지 않아 항상 들어갈 수 없다.
1. 전실
첫 번째 공간인 전실에는 팔부신중과 금강역사가 배치되어 있다.
팔부신중은 고대 인도 신들이 불교에 흡수된 존재들로,
용・천・야차・가루라・아수라・건달바・긴나라・마후라 8신이 불법을 수호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들은 초기에는 인도의 복식을 따랐으나, 중국과 한국을 거치며 도상에 변화가 생겼고, 석굴암에도 흐름이 잘 반영되어 있다.
다만 몇 예를 제외하면 훼손 등의 영향으로 기원과 명칭을 파악하는 게 쉽지 않다.
(1) 팔부신중
① 용
『섭무애경』 기록과 동일한 도상으로, 어깨부터 머리 위로 용이 표현되어 있으며, 왼손에는 여의주로 보이는 구슬을 들고 있다.
바위좌 위에 어색한 삼굴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유려하고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복식은 남북조 이후 무관들이 착용한 복장으로, 대구고・퇴군・습・명광개를 착용하고 있다.
② 간달바
『섭무애경』 기록에는 소적과 보검을 지물로 들고 있는 모습으로 등장하며, 『관음의소』 기록에 따르면
제석천의 아악을 담당하고 있어 악기를 지물로 들고 있다고 한다.
동남아시아 삼국에서는 사자 가죽을 쓰고 있는 모습으로 자주 등장한다.
③ 긴나라 (추정)
정면을 응시하고 직립하고 있으며, 왼손에는 긴 창 오른손에는 지물을 들고 있다.
복장은 용상과 유사하나, 갑주 위에 영건을 두르고 있는 모습이다.
기원이 명확하지 않은 상이다.
④ 아수라
가장 훼손이 심하고 복원도 정확하지 않은 상이다.
하반신 옷자락 옆 끈이 달린 방울은 아수라의 지물인 천칭으로 추정되며,
원숭이 형태의 수면은 당대 이후 갑옷에 나타나는 장식의 영향으로 보인다.
⑤ 천 (추정)
오른손엔 검, 왼손은 손바닥이 보이는 상으로, 왼손에서 공간의 깊이감이 느껴진다.
바지・치마・상의 위에 갑주를 입고 있으며, 오메가 형태의 주름을 표시했다.
⑥ 야차
역발형 머리 모양과 화염관이 표현된 야차는 바위 위에 직립 자세로 서 있으며,
양손은 가슴에 두고 연주 장신구를 쥐고 있다.
기원은 확인 할 수 없으나, 다양한 미술에서 염주를 물거나 쥐고 있는 형태로 표현되는 것을 보아 야차로 추정된다.
⑦ 마후라가(추정)
왼손에는 칼, 오른손은 병을 들고 있어 마후라가 내지는 긴나라로 추정된다.
바위 위에 직립해 있으며 어색한 삼굴자세를 취하고 있다.
⑧ 가루라
『관음의소』, 『섭무애경』 기록에는 투구에 양 날개가 있다고 한다.
석굴암의 가루라 상 또한 날개가 있으며, 양손은 가슴에 두고 왼손은 긴 삼고저를 쥐고 있다.
다른 상들과 유사한 복식을 채택하고 있으나, 평면적이고 단순화된 것으로 보아 후대에 복원되었거나 후기에 조각된 것으로 보인다.
(2) 금강역사
금강역사는 팔부신중과 마찬가지로 인도의 토착 신들이 불교에 흡수된 사례로, 본래는 문을 지키던 수문신이다.
『설일체유부비나야잡사』 기록에 따르면 탑 1층 탑신에 배치된 수호신으로,
석굴암의 금강역사도 기록을 충실히 반영해 통로 입구 좌우에 쌍으로 배치되어 있다.
금강역사는 다양한 얼굴과 착의, 명칭을 지니고 있어 역할이 복합적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공통으로 금강저를 들고 있었으나 이후 제석천의 지물로 바뀌게 된다.
이들은 간다라 지역에서는 1명의 호위자로 나왔는데 중국을 거치면서 한 쌍으로 등장한다.
쌍으로 등장하는 형식은 밀교 서적 『광홍명집』 11권의 기록처럼 왼쪽은 밀적, 오른쪽은 금강을 배치했다.
그리고 한 쌍의 금강역사와 함께 금강저를 놓고 권법 자세를 취하는 양식,
한쪽은 입을 벌린 아형, 다른 한쪽은 입을 다문 홈형의 표현은 5c 후반~6c 전반 중국화 된 현상이다.
석굴암의 도상은 통로 입구 양쪽 상반신은 아무것도 없이 짧은 군의를 입고 상투형 머리에 분노한 눈이 돋보인다.
본존을 수호하는 역할을 가지고 있으며, 중국화 된 형식을 그대로 차용하고 있다.
2. 비도
(1) 사천왕상
비도에는 사천왕상 4구가 배치되어 있다.
다문천・증장천・광목천・지국천으로 이들과 관련된 최초의 기록은 삼국사기 백제 의자왕 20년 기록이며,
현재 가장 오래된 실물은 682년 감은사지 사리기 사천왕상이다.
도상의 기원은 『다라니집경』이며, 불교 세계관에서 세계 중심인 수미산 중턱에서 4방위를 지키는 수호신이자
불법의 공간을 수호하고 외세를 막는 상징적 존재이자 8c 호국 신앙의 정점으로 조형된 조각이다.
① 다문천
북방을 수호하며, 지물로 보탑을 들고 있다.
보탑은 고정 지물은 아니지만, 통일신라시대의 다문천은 대부분 보탑을 들고 있다.
탑 상륜부는 깨져 정확한 형태는 파악하기 힘드나, 복련의 연꽃 기단 위에 탑신이 있고 탑신 위에 4개의 잎이 있다.
② 지국천
동쪽에 있으며, 왼쪽 측면관 자세를 취하고 있다.
증장천과 유사한 자세를 하고 있고, 칼을 하나 들고 있다.
③ 증장천
남쪽을 수호하며 칼을 지니고 있다.
오른쪽 측면관 자세로 있으며 오른팔은 칼자루, 왼팔은 칼을 잡고 있다.
④ 광목천
서쪽을 지키며 왼손은 칼, 오른손은 가슴 부분에서 수인을 취하고 있다.
다른 상과 다르게 얼굴이 훼손된 걸 어느 시점에 보수하여 끼워 넣은 것으로 보인다.
사천왕의 대좌는 생령좌라고 불리는데, 생명을 밟고 서 있는 형식이다.
생령좌와 관련된 문헌 기록은 없으나, 주로 야차와 같은 하위 신들이 표현되어 상위 신을 받드는 구조이다.
후대로 가면 탐관오리와 같은 다양한 생명이 등장한다.
3. 원실
비도를 지나 원실로 들어가면 본존을 중심으로 해서 원형으로 배치되어 있다.
가장 처음에 마주하게 되는 상은 범천과 제석천이다.
⓵ 범천
본존 기준으로 왼쪽에 위치하며, 오른쪽 어깨에 편심이 표현되어 있고, 몸에 가사를 두르고 있다.
가사는 청정한 옷이자 수행자의 상징으로, 범천의 성격을 가장 잘 반영한 복식이다.
의습선은 복부에서 u자 형태로 내려가다 사타구니 라인에서 y자 형태의 주름으로 변하는데, 감산사상과 유사하다.
왼손에 든 정병은 정수를 공양하기 위한 지물로, 입구가 두 개 달린 쌍구형조관이다.
보관은 머리 전체를 뒤덮은 폐쇄형이며, 아랫부분에 수평형 장식물이 조각되어 있다.
정병과 마찬가지로 인도와 친연성이 있다.
⓶ 제석천
본존 기준 오른쪽에 있고, 갑옷 위 소매가 긴 도포형 겉옷을 걸치고 있다.
v자형 목깃과 연주 장식이 달린 허리띠, t자형 갑옷 등은 8c 동아시아에서 유행하던 도상이다.
하반신 정면에 영락 장식이 복잡하게 배치되어 있는데, 경전에서 언급된 농락으로 생각되며
보관은 범천과 장식은 비슷하나 개방형이다.
왼손은 인드라의 지물인 금강저를 들고 있는데 끝이 다섯 갈래로 갈라진 오고저로 표현되어 있고,
왼손은 조각에서 회화적인 성격을 반영했다.
전체적으로 무장과 전사의 이미지를 가진 제석천의 성격을 잘 반영한 지물이다.
두 도상은 여러 가지 공통된 표현이 나타난다.
먼저 오른팔에 든 불자가 어깨에 걸친 점, 손잡이 양 끝 장식에 나타나는 백불 표현한 점,
타원형 대좌인 구유좌라 불리는 모직물 위에 시립 한 점, 인도코끼리 귀와 닮은 키형 두광인 파기광을 하고 있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다음 상은 문수와 보현보살이다.
⓷ 문수보살
지혜와 공덕을 상징하는 보살로, 오른손은 잔을 들고 있다.
잔은 지혜를 상징하며, 『숭고승전』에서는 찻잔, 『불설문수사리반열반경』에서는 발우로 설명한다.
주로 사자를 타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화엄경을 수호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⓸ 보현보살
행원을 대변하는 보살로, 손에 경전을 지고 있으며 패업경으로 묘사되어 있다.
대좌는 단판 연화문이며, 세 겹의 잎이 장식되어 있다.
코끼리를 타고 있는 도상이 많고, 법화경을 수호한다.
두 보살 모두 반측면관 자세로 본존불을 바라보고 있다.
이 구성은 위계질서를 시각적으로 잘 보여주며,
의도적인 삼곡 자세와 층단을 이루는 얇은 의습선으로 몸의 윤곽선이 강조되어 입체감을 강조한다.
손목 부근에 천의 자락이 부드럽고 섬세하게 조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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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본 글은 수익 창출을 하지 않습니다.
- 차윤정. 「석굴암 팔부중상 연구 ―양식 분석에 의한 조성 시기 재고」. 『미술사와 시각문화』 31, 2023, 쪽 36-65.
- 유근자. 「토함산 석굴 금강역사의 도상 연구」. 『강좌미술사』 44, 2015, 쪽 149-181.
- 박형국. 「토함산 석굴의 감실존상 -팔대보살의 형성과 배치를 중심으로-」. 『강좌미술사』 46, 2016, 쪽 11-32.
- 임영애. 「석굴암 사천왕상의 도상과 불교 경전」. 『강좌미술사』 37, 2011, 쪽 23-48.
- 김정희. 「범천 도상의 형성과 전개 -인도에서 중국까지-」. 『강좌미술사』 36, 2011, 쪽 455-486.
- 허형욱. 「석굴암 범천, 제석천상 도상의 기원과 성립」. 『미술사학연구』 246·247, 2005, 쪽 5-46.
- 허형욱. 『통일신라 범천·제석천상 연구』. 국내석사학위논문, 홍익대학교 대학원, 2002, 서울.
- 주수완. 「토함산 석굴 문수, 보현보살상 연구」. 『강좌미술사』 44, 2015, 쪽 97-120.
- 정예경. 「토함산 석불사 보현보살상의 양식」. 『불교학보』 44, 2006, 쪽 169-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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